2011/02/25 03:43

이명박과 민주당의 싸움, 저들과 우리의 싸움 수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223152030&Section=02

http://gyuhang.net/2196


어제, 노동운동하는 후배에게 받은 편지.

“개혁 세력이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어떨까.. 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전주를 보라고 얘기합니다. 버스 노동자들이 70일 넘게 파업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전주시와 전주시의회가 하는 짓이 이명박 보다 덜하지 않습니다. 전주시와 전주시의회은 파업 시작하자마자 불법 파업으로 매도하면서 자본가 편에 섰지요. 정작 법원은 합법 파업으로 인정했는데 말이죠.  이랜드 고공 농성장에도 오고 홍대 농성장에도 몇 번 들렀다는 정동영도 다를 바 없구요. 선거연합을 말하는 민주노동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그 흔한 논평하나 없습니다. 이정희 대표가 반엠비 띠 두르고 전주 한 번 왔다 갔다고 감격해 하는 순박한(?) 버스 노동자들이 승리하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

그리고 오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혜정 씨가 쓴 전주 버스파업 르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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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실린 버스파업 르포 기사와 그에 대한 김규항의 코멘트.


나도 직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위세있는 전문직, 아니면 떵떵거릴 수 있는 정규직. 차도 있었으면 좋겠다. 좀 쎈. 집도 있었으면 좋겠다. 좀 넓은. 하지만 없다. 내가 없는 건, 사실 상관없다. 아닌 말로, 난 극도로 빈곤한 상황만 아니라면 행복할 수 있는 느물거리는 영혼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는 가졌으면 좋겠다. 150이상 밟아도 아무렇지 않은 자동차도, 개들이 뛰어놀 정원을 가진 집도, 자기소유의 가게나 일터도. 

원하는 것이 있다, 그게 누굴 위한 것이든. 그렇다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개처럼 뛰어서 원하는 것을 얻기만 하면 그만인가. 얻고자 뛰는 그 경쟁의 와중에, 국가경제도 성장하고, 나 자신도 성장하고, 우리모두 성장하고, 그래서 윈윈이고, 그래서 경쟁은 아름다운가. 

좀 솔직해지자. 현재의 자본주의에서 다같이 잘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내 봉급이 오른다면, 그런데 옆집의 아무개도 열심히 일해서 그의 봉급도 오른다면, 그렇게 전국민의 봉급이 오른다면, 나아가 전세계인의 봉급이 오른다면, 그럼 다같이 잘 살게 된 것인가. 그건 그냥 인플레이션일 뿐이다.

'내가 잘 살게 된다는 것'은 '누군가 그만큼 못살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나만큼 누군가도 잘 살게 된다면 그건 결코 성장이 아니다. 반드시 내가 올라가는 만큼 누군가는 제자리에 있어야, 혹은 아래로 떨어져야 내가 더 '잘 살게' 되는 것이다.

난 나와 그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차나 집이나 돈이 아니라 그걸 애써 갈구하지 않아도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얻길 바란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결과적으로 타인의 불행과 추락을 기원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란다.

이 천박하고도 잔인한 세상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 돈 놓고 돈 먹는, 돈이 돈을 부르는, 가질 걸 다 가진 극소수를 제외한 모두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위시한 개혁우파), 두 정치세력은 '극소수의 대변자'지위를 얻기 위해 싸운다. 싸움의 포장지는 화려하다. '포퓰리즘 친북세력에게 뺏긴 10년을 되찾자', '반민주 세력을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지키자'.

이 둘의 충돌을 외면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된다. 평범한 우리는 '우리의 싸움'을 통해 저들의 싸움에 개입해야 한다. 극소수의 가진 자들이 아니라 평범한 다수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싸움. 우리 모두에 의한, 우리 모두를 위한, 우리 모두의, 저들을 향한 우리의 싸움.






덧글

  • 오컴 2011/02/25 09:39 # 삭제 답글

    뭐 좋습니다. 그런데,내가 번만큼 다른 사람은 잃는다란 말씀은 좀 아니네요. 세상 일이 다 그런건 아니지요.생산적인 일이 대부분이긴 하죠 대우를 못받아서 그렇지. 님이 얘기하신 부분이 자본주의의 추악한 면은 맞지만,자본주의의 모든 부분은 아니지 않나 생각되네요.
  • 돌군 2011/02/25 13:37 #

    자본주의의 추악한 면은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원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산적인 일, 보람찬 일을 해도 '돈'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거리를 청소하는 일과 소수 부자를 위해 투자조언을 하는 일을 봅시다.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보람찬 일이고 다수를 위한 일이죠. 하지만 삶의 질은 후자의 삶을 사는 사람이 훨씬 (물질적으로) 부유합니다. 이런 점을 바로잡고자 나선다면 세상은 나아질테고, 전자의 삶을 부끄럽게 여기고 후자의 삶을 추종한다면 세상은 더 추악해질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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